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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신입사원 채용에 지원하면서 아쉬웠던 점

 채용 지원자 입장인 내가 이런 글을 남기는 것에 대해 친구가 채용과정에서의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표했다. 충분히 이해는 된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게시한다고 해서 채용과정에 불이익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유감일 것이다. 정말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다른 기업에도 채용 지원을 여럿 했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불편이 크게 다가왔다. 많은 지원자를 위해서 꼭 개선되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아쉬웠던 점만 적지는 않고, 좋은 점도 생각해보려고 했다.

 

 

좋았던 점

1. 접수기간 동안 자유롭게 지원서 수정이 가능하다.

 정말 만족스러웠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잘못 작성하거나, 뒤늦게 수정의 필요가 생긴 경우 접수기간 내에서 얼마든지 수정가능하게 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간혹 제출 후 수정이 안 되는 곳도 있는데, 임시저장을 지원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2. UI가 깔끔한 편이다.

 간혹 정말 말도 안 되는 웹페이지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 전혀 관리를 하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지 않고 웹페이지 개선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곳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면에서 볼 때 SK 채용 홈페이지는 꽤 괜찮았다.

 

 

아쉬웠던 점

1. 자기소개서 입력 과정이 불편했다!

 보통 자소서는 따로 작성한 다음 홈페이지에서 복사-붙여넣기로 입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소서를 작성하는 시간이 짧지 않은 만큼, 세션아웃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자기소개서 문항을 마우스 등으로 선택하여 복사할 수 있어야 편한데, SK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CSS로 -webkit-user-select:none; -moz-user-select:none 이 적용되어서 그렇다.) 그래서 개발자도구로 확인하여 복사하려 했으나, 모든 띄어쓰기가   로 되어있었다. (왜 굳이?) 물론 이것을 일단 복사해온 후에 텍스트 편집기의 '모두 바꾸기' 기능으로 한번에 대체 가능하지만, 결국 불편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개선되면 좋겠다.

 

2. 설문조사 내용과 방식이 개선되면 좋겠다!

 지원서를 제출한 후 약 60분간 180문항의 설문조사에 응해야 한다. 성격 유형 검사같은 곳에서 볼법한 문항들인데, 문항의 내용이 다소 고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부러 그렇게 작성한 것이라면 따로 할 말이 없으나, 응시자 입장에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던게 사실이다. 모든 문항이 단 하나의 답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하기 힘든 것들이 많았다. 최대한 눈치껏 적절한 답을 고르려고 해도 애초에 하나의 답이 나지 못하는 문항들이 제법 많아서 혼란스럽긴 했다. 게다가 실제 경험과 조금 어긋난 듯한 문항도 있었다. 예를 들면, SNS가 충분히 발달한 요즘, 친구의 안부를 묻기 위해 email을 주고받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어떤 지식이나 이슈를 접하기 위해 인터넷이나 지인 등을 제외하고 오로지 책을 이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등, '왜 굳이 이렇게 물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문항들이 제법 있어 의미있는 답을 하기 어려웠다. 거기에 제한시간도 있어서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분명 모든 문항은 그 의도와 목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도와 목표를 만족하는 문항이 그것뿐이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 매끄럽지 않은 문항들을 더 현실에 맞게 바꾸면, 응답자도 더 솔직하고 적절하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현재의 문항들은 설문조사의 효과를 더 낮추게 되지 않을까 염려되었다.